겨울 푸드 / 복어 (鰒魚) : 가장 맛이 뛰어난 것은 참복

- 쫄깃 담백한 초겨울의 감칠 맛
최인 칼럼니스트 | chi33jj@naver.com | 입력 2019-01-08 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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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Chef 최인 칼럼니스트] 복어(鰒魚) 요리는 초겨울의 진미 가운데 하나. 독성이 약해지고 살집이 차오르는 12월부터 2월초까지 잡히는 복어가 가장 맛있다. 복어는 뛰어난 맛과 특별한 성격 덕분에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복어는 어부에게 잡혀 물위로 올라오면 배를 부풀려 화가 난 것 같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진어(嗔魚), 기포어(氣泡魚), 폐어(肺魚), 구어(毬魚)라고도 불렸다. 
 
일본에서는 복어가 물위에서 표주박처럼 보여 후구(河豚=布久)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황복을 하돈(河豚)이나 강돈(江豚)이라고 하는데 산란기에 양자강이나 황화강에 나타나 돼지 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여졌다. 서양에서는 글로브 피시(globe fish)나 퍼펄 피시(puffer fish) 등으로 불리는데 역시 복어의 부풀어 오른 둥근 모습을 따 이름을 붙인 것이다.

 

복어가 몸을 부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를 겁주기 위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수컷 복어의 뱃속에 있는 하얀 이리(魚白)를 서시(西施)의 젖에 비유해 서시유(西施乳)라 칭했다. 춘추전국시대 월(越)나라의 경국지색인 서시(西施)가 오왕(吳王) 부차(夫差)에게 끌려간 뒤 부차가 서시의 천하일색과 색향에 빠져 오나라가 망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복어의 뛰어난 맛을 극찬한 이름이다. 복어는 송로버섯(truffle, 불어 트뤼브, 영어 트러플), 철갑상어 알인 캐비어(caviar), 거위의 간인 푸아그라(foie gras)와 세계 4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배가 볼록하게 생긴 복어는 다른 생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칠 맛이 뛰어난 어종. 그 중에서도 가장 맛이 좋은 고급종이 바로 참복이다. 참복 외에 검복, 까치복, 황복, 졸복 등이 있으며 복쟁이, 복장어 등의 방언으로도 불린다. 본초강목이나 전어지에서는 공기를 흡입해 배를 부풀린다는 뜻에서 기포어(氣泡魚), 폐어(肺魚)라고 했다. 일본에서 조리법이 발달하긴 했지만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복을 천하일미로 여겼다. 복어는 뛰어난 맛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독성이 있다.

 

옛말에 ‘복어 한 마리에 물이 서말’이라는 말이 있듯 산란기인 3월께 참복 한마리가 지닌 독은 청산가리의 10배 수준.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120~130종의 복어 중 모든 게 독을 갖고 있진 않지만 검복·황복·자주복·까치복은 독성이 강하고 밀복·가시복·거북복의 독성은 약한 편이다. 독이 강한 복어일수록 맛이 좋아 사람들이 즐긴다고 하니 복어 독과 맛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은 오래 전부터 먹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인지, 복어가 스스로 합성하는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돼왔지만 과거에 한반 먹이사슬에 의한 것으로 밝혀진 적이 있다. 따라서 복어는 아무나 조리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가 손질해야 한다. 까다롭게 손질해도 일부의 독성은 남지만 이 독성은 오히려 온몸으로 퍼지면서 몸을 덥게 하여 피로를 풀어주고 숙취를 해소시켜준다고 한다.

복어 맛에 대해서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죽음과도 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라고 극찬했고, 일본에서는 복어를 먹지 않은 사람에게는 후지산을 보여주지 말라는 재미있는 말도 있다.동의보감에는 ‘하돈(河豚)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있다. 허한 것을 보하고 습한 기운을 없애며 허리와 다리의 병을 치료하고 치질을 낫게 한다’고 복어의 효능이 소개돼 있다. 복어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유지방이 전혀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을 뿐만 아니라 고혈압, 신경통, 당뇨병 예방에도 좋다. 수술 전ㆍ후의 환자, 치질 환자에게도 좋다.


 

 

복어의 살은 하얗고 맑고 투명한 빛을 띠고 싱겁지 않으며 담백한 맛이 매력이다. 또한 복어는 육질에 탄력이 있고 질기기 때문에 회를 뜰 때, 얇게 썰면 썰수록 맛이 나며, 그것이 또한 조리사의 기술이다. 썰어 발라놓은 회가 투명해서 접시의 문양이 스쳐 보일 정도라야 일급 조리사이다. 일본인이 <사카스키>라고 부르는 작은 술잔으로 청주 한 잔을 홀짝이고 그 얇은 복어 회 한 점을 떼어 먹고, 고개를 숙이며 황송해 하는 것이 복어 회를 상미하는 예절이다. 또한 복어는 독성제거 때문에 손질에 정성을 다해야 하지만 요리는 간단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탕은 가장 대중적인 복요리로 매운탕과 맑은탕(지리)이 있다. 복 매운탕은 생선매운탕을 끓이는 방법과 비슷하다. 독성을 제거하는 성분이 있는 미나리를 함께 넣는다. 맑은탕은 팽이버섯과 배추, 쑥갓 등 야채로만 맛을 낸다. 미식가들은 양념을 많이 하면 기름기 없는 생선인 복어 특유의 담백한 맛이 사라진다며 맑은탕을 즐겨 찾는다. 이밖에 복 껍질무침, 튀김, 복찜 등 여러 가지 요리가 가능하다. 복요리에 어울리는 술은 흔히 일본말로 ????히레 주????라고 부르는 복지느러미 술. 복어의 지느러미를 태워 청주에 띄운 술이다. 온몸이 따뜻해지고 특이한 냄새가 좋다.

전날 술을 과하게 마셨다면 복어탕이 해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복어는 간의 해독작용을 강화하는 메티오닌(methionine)과 타우린(taurine) 같은 함황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아 숙취의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탁월해 복어탕에 미나리 등을 넣어 끓인 뜨거운 탕국물로 이를 풀어주는 것도 겨울을 즐기는 해장(解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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