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Column (푸드 컬럼)> 料理 ·조리사, 새로운 음식을 디자인하는 직업

- 음식을 만드는 작업 말고도 자신의 화술이나 글쓰기를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해야
김준호 칼럼니스트 | mino23k@lotte.net | 입력 2021-02-22 00: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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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Chef 김준호 칼럼니스트] 셰프는 자신의 작품을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작품을 잘 말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만드는 작업 말고도 자신의 화술이나 글쓰기를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물론 음식이 가장 먼저라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오늘 날 요리사는 예전에도 그러하였듯이 힘겨운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 요즘 요리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은 그나마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말이다. 오늘은 셰프들의 일상과 그들의 삶 속을 헤 짚어 보고자 한다.  

 

이제 먹거리가 다양해진 요즘, 외식문화의 범위가 넓어지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먹어야 할지를 고민하고 내가 먹는 이 음식이 과연 좋은 음식인지를 확인하고 평가하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셰프는 어떤 음식을 만들어야 고객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를 늘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은 예전에도 있어 왔지만, 늘어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의 레시피는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레시피 또한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지는 유행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요리사들은 늘 스마트폰을 끼고 다른 사람들의 요리세계를 허겁지겁 탐닉한다. 그야말로 새로운 아이디어 발견을 위한 광적인 여정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이것은 스트레스일수도 있고 즐거울 수도 있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내 것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은데다가, 이것을 잘 가공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반면에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창작의 세계에 내 스스로 시간을 할애하여 허락하는 한 모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더 좋은 창작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말이다. 

 

새로운 음식의 디자인이 머릿속에서 완성되면 주방 안에서 완성된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오픈 주방으로 다른 이에게 속을 훤히 보여주며,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음식을 만들며 웃음을 지어야 하고, 음식을 만드는 주방설비기기(배기시스템, 컴백션오븐, 중식화덕, 반죽기, 믹서, 차퍼등)들이 내는 엄청난 소음 속에서 난청을 걱정하고, 배기가 잘 이루어 지지 않는 환경 속에서 호흡기 질환을 걱정하며, 불규칙적인 음식섭취(음식 맛보기 또는 준비를 위한 때 이른 식사, 늦은 식사등…)로 인하여 위장의 무리를 감내하며, 그 밖에 주방의 다양한 위험요소(가스, 칼, 화상, 골절, 디스크등)를 안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최소 10시간 이상을 서서 일해야 한다. 하물며 필자는 요리사로 일 한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정년까지 이 직업에 몸담고 있는 선배들은 찾아보기 힘들다.(사람들은 요리사라는 직업이 정년이 없는 너무 좋은 기술직이라고들 하지만, 이미 정년이 오기 전에 요리사의 몸은 이 일을 하기에 무리가 올 수 있는 상태가 될 확률이 높다.)  

 

이러한 노력으로 새로운 작품(음식)이 만들어지면 레스토랑에 찾아온 갤러리(고객)들을 위해 작품을 전시하고 그 작품의 평가를 받기 위해 반응을 살펴야 한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셰프는 음식을 만드는 중요한 레스토랑의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보이지 않는 주방 한 켠에서 조용히 양파만 까는 쓸쓸하고 나약한 존재로 보여졌다. 물론 그 시대가 요구 했던 요리사의 모습은 최소한 그랬다. 하지만, 이제 고객접점에서 그들과 소통하는 요리사야 말로 그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에게 이벤트이자 맛있는 맛이며, 기분 좋은 최고의 서비스이다. 그러니 셰프는 자신의 작품을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작품을 잘 말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만드는 작업 말고도 자신의 화술이나 글쓰기를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물론 음식이 가장 먼저라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언젠가 읽었던 어느 성공한 외국 셰프의 자전적 글에서 요리사는 고급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언제든 먹고 싶을 때 먹고, 기술이 있으니 평생 직업에 대한 안정성이 있고, 정장을 입고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프리한 스타일이며, 등등… 이러한 이야기를 나와 같은 직업을 가진 또 다른 요리사가 했다는 것이 씁쓸하기는 하지만, 사회적 인식이 이렇게 바라봐 준다면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요리사라는 직업을 좋게 인식 해주기 때문에 말이다.  

 

요리사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처음의 열정을 끝까지 안고 살아가기란 어려운 직업이란 말이다. 요리사의 꿈을 안고 이제 막 시작하는 새내기 요리사들이나 나처럼 한참 동안 이 일에 몸을 담은 사람이나 음식 만들기를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시작과 끝이 하나다. 늘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며, 음식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로 일관되게 스스로를 관리하고 개발하고 성장 시켜나가야 한다. 

 

“이제 나는 또 새로운 음식을 디자인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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