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루’. 조용한 카페인 줄 알았는데 작은 일식집이다. 분위기는 이탈리아 식당 같은 느낌으로 메뉴를 보니 일본 선술집인 ‘노바다야끼’ 식이 아니라 일본 전통음식점인 ‘가이세키’ 요리와 주방장 특선인 ‘오마카세’ 전문점이다. 이곳의 오너셰프인 윤상돈 셰프는 5성급 호텔의 일식당에서 근무하다 63빌딩 58층에 위치한 최고의 일식당 ‘슈치쿠’ 주방장 셰프 출신이다. 최고의 맛과 최고의 솜씨를 키워 홀로서기에 나선 21년 경력의 국내 최고의 일식 셰프 중 하나다.
소금과 식초,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제철 생선과 마구로,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생선들의 특징을 살려 맛을 낸 숙성 초밥은 윤 세프의 21년 내공을 맛볼 수 있으며, 제철 식재료를 최대한 이용한 9코스 요리인 맞춤 코스는 사전예약 고객에 한해 제공되는 ‘하루루’만의 비장의 요리이다.
다찌 테이블 이외에 8석 좌석과 룸으로 만든 4인실이 전부인 ‘하루루’의 실내는 코로나19로 감염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 작은 가게의 장점은 식재료 관리가 용이하고 유지비⋅인건비⋅관리비의 부담이 덜하고 재고 발생률이 적다는 점이다. 모든 면에서 직접 관리하다 보니 세심하게 관리되고 파악할 수 있으며, 고객과의 거리를 좁혀 소통하는데 좋은 점들이 많고 친밀도를 높일 수 있어 단골고객을 만들 기회가 많다.
중소기업의 직장인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점심시간에는 다양한 일본 가정식 식사로 준비했다. 대표적으로 스시와 우동, 덮밥 형태의 음식들로 먹기 좋고 영양을 고려한 메뉴들이다. 저녁 메뉴는 식사와 술자리를 같이 즐길 수 있는 메뉴들로 ‘랍스터사시미’, ‘채끝스테이크’, ‘메론하몽샐러드’, ‘계절구이’, ‘에도마에스시’ 등으로 구성했다.
‘하루루’에서 제공되는 숙성스시는 일본의 에도시대에 만들어진 스시 형태인 ‘에도마에스시’이며 사용되는 생선과 참치류는 수분을 제거하고 일정 시간의 숙성을 거친 후 사용한다. 수분이 풍부하면 비린내가 발생하고 미생물의 증식이 일어나므로 소금과 식초를 이용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시의 초버무림 밥인 ‘샤리’는 ‘아까즈(적초)’라는 식초를 사용하는데 사케를 만든 곡물을 장기간 발효시킨 식초를 다시마와 함께 3개월 이상 2차 숙성하여 산도를 낮추고 감칠맛을 상승시킨 것이다. 적초의 맛은 짠맛이 강하나 생선의 단백질과 만나면 담백한 맛을 끌어내는 작용을 하여 생선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연말 코로나19로 5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된 요즘, 그래도 지나가는 세월을 가장 가까운 사람과 둘이서 또는 셋이서 오붓한 시간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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