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앤셰프.Chef Story> 앰배서더호텔 중식당 '홍보각' 여경래 셰프 / 2019년 여백을 형형색색으로 채색하다.

- 국제중국요리명인교류협회 및 한국중국요리협회장 역임
- ‘홍보각’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로 등재
- 중식을 대중화시키고 인식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
조용수 기자 | philos56@naver.com | 입력 2019-07-07 15: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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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Chef 조용수 기자] 오래 전 여경래 셰프는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고민했다. 완벽주의에 가까웠던 그는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시스템에서 자신의 내성적 성향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던 때문이다.

“내 속에 있는 나를 감추지 말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조직생활을 하면서 실력만큼 중요한 것이 관계였으니까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사람들 앞에서 나라를 사람을 드러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거죠.”

껍질을 깨고 세상의 문을 두드리다
자신의 소극적 성격을 잘 알고 있던 그는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을 향해 크게 웃어보자 다짐했다. 하지만 그건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뿐더러 보통 결심으로는 실행에 옮기기 힘든 행동이었던 탓이다. 승객들을 향해 다짐한 듯 서보기도 했지만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고, 그렇게 삼사 일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지하철 손잡이를 한껏 움켜쥐고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에 승객들을 향해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쳐 웃었다.

“으하하하….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창피함보다 스스로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죠. 그런데 자리를 떠나고 나서는 뭔가를 돌파했다는 성취감이 밀려들어 자신이 생기더군요. 어떤 일이든 해낼 자신감을 얻었던 겁니다.”

어쩌면 그런 기행이 여 셰프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됐을지도 모른다. 이후 그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어느덧 사람들은 그를 말 잘하고, 열정적인 인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 그는 스스로를 가두었던 두꺼운 껍질을 사람들이 아닌 세상과 자신을 향한 포효로 깨고 밖으로 나왔던 것이다.

중식이라는 이름
2005년 국제 중국요리 마스터 셰프, 국제중국요리명인교류협회 한국중국요리협회장, 그리고 한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중국요리연합회 부회장, 국제요리대회 심사위원 경력 20여 년. 여경래 셰프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이외에도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작년 2017년에는 그가 오너 셰프로 있는 그랜드앰배서더 서울 중식당 ‘홍보각’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로 등재되면서 여경래라는 이름이 다시 한 번 회자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초가을 스타필드 고양에 중식당 ‘루이’를 열면서 중식에 대한 그의 열정을 증명했다.

“예전에는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죠.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중식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깨고 다양하고, 건강한 중식을 알리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스타필드 ‘루이’도 그런 차원에서 제안을 받아들여 뛰어들기로 결심한 겁니다.”

그가 기억하는 중식은 70~80년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금의 기성세대에게 있어 ‘짜장면’은 입학식이나 졸업식 후에 맛보는 별미 중 하나였고, 달달한 짜장면 한 그릇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었다. 그렇다고 중식이 고급스런 요리로 취급받은 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짜장면이 서민음식이라고는 해도 쉽게 접하지 않는 음식이었고, 중국집 주인이라고 하면 불 앞에서 웍을 휘두르는 장삿꾼으로만 여겼다. 중식이 한국에 유입된 지 벌써 130여 년이 지났지만 언제나 중식은 한식, 일식과 비교해 푸대접을 받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저도 중국요리를 하고 있지만 한국의 중국요리 발전에 있어 책임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예전에 비해 중식 셰프 중에 스타 셰프들이 많이 있어서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이 되었습니다만 아직 저변확대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고 할 수 있죠.”

여 셰프는 이러한 중식을 대중화시키고 인식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예전부터 노력해온 인물이다. 특히, 소스 전문기업 ‘이금기’로부터 한국 중식 조리사로서는 최초로 고문으로 위촉된 이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금기요리대회를 10여 년간 견인했다. 이 요리대회는 처음 4~5곳 학교 학생들이 참가하던 규모에서 지금은 50여 개 학교로 늘어나 요리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자리를 잡기도 했다.

앞으로 10년이 전환점 될 것
과거 중식은 화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 거주 화교들의 생계수단이 중식이었던 까닭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라 할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한국 중식문화 발전에 이들이 이바지한 바가 매우 컸음을 말해준다.

스타셰프들의 등장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현재 여 셰프는 한국 중식의 새로운 발전을 내다보고 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중식을 공부하고자 하는 한국인 중식 셰프들의 증가와 화교 출신 셰프들의 조화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하나의 증거라는 이야기다.

“먹고살기 위한 방편으로 소위 중국집을 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세대이지만 지금은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중식을 공부한 이들이 사회로 진출하면서 중식을 대하는 방식이나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들은 중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원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한국적으로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여 셰프는 중식이 한국적인 음식문화로 자리 잡는 시기를 10년 전후로 내다본다. 이들을 통해 산업화 과정에서 서민음식으로만 인식되고, 마치 정크푸드처럼 홀대받던 한국의 중식이 음식문화의 중심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리라 믿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도 중식에 대한 편견이 견고한 게 사실”이라면서 “새로운 세대가 한국식 중식을 온전하게 정착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배양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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