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계의 큰별이 지다. '상해루'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 “불(火)을 알아야 요리에서 자유롭다”던 중식대가가 하늘나로로 떠났다.

- 불 앞에서 뚝딱 요리 하나쯤 간단히 만들 줄 아는 진정한 고수
- 중식 조리사는 내 인생의 가장 멋진 삶
조용수 기자 | cooknchefnews@naver.com | 입력 2021-04-02 10: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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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Chef 조용수 기자] 한국 중화요리계의 대부 곡금초(曲錦超·취진초1952~2021) 사부가 지난 31일 별세했다. 1970년대부터 한국 중식의 황금기를 일궈낸 중식계 큰형님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상해루 사부는 지난해 갑자기 간암이 폐로 전이하면서 향년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목란의 이연복, 진진의 왕육성, 루이의 여경래와 같이 10대 때부터 웍을 잡고 뜨거운 불앞에서 청춘을 불살랐던 고인은 대만 화교로 역시 중식 요리를 업으로 했던 아버지 덕에 요리업계에 발을 들였다.

19세에 당시 중화요리의 중심지였던 서울 명동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던 기산각의 주방장 자리를 꿰찼던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는 왕육성 사부와는 신촌의 유명 중식당이었던 만다린에서 만났다. 왕 사부는 “3층 이상 되는 만다린 같은 곳을 자기도 차리고 말 거라고 포부가 대단했다”며 “남과 다른 구석이 많았다”고 전했다.

탕수육의 달인으로 유명했던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는 중화요리 명인들 중 현역 최고 선배로 분류되었다. 방송을 통해 대중들은 그를 탕수육의 달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는 명인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중식 조리사답게 모든 중화요리의 달인이라 칭할 만하다. 아니, 재료만 있다면 그 재료에 맞는 요리를 생각하고 불 앞에서 뚝딱 요리 하나쯤 간단히 만들 줄 아는 진정한 고수였다.

동탄에 위치한 ‘상해루’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는 27살의 나이로 서울 신촌 ‘만다린’에서 12명의 조리사를 거느린 총 주방장이었다. 42년 전이라면 상당히 파격적인 대우였음이 분명하다. 어떤 이들은 좋은 스승을 만난 결과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재능이 없었다면, 뛰어난 요리솜씨가 아니었다면 그런 일이 가능이나 했을까? 하지만 그에 대한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의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물론 재능, 요리하는 솜씨가 있어야겠죠. 하지만 솜씨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요. 솜씨가 5%라면 나머지 95%는 재료가 좌우하는 겁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겸손이 묻어나는 판단이라 여겨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5%의 솜씨로 50여 년간 한 자리에서 명성을 쌓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문득 50여 년을 중식을 요리하고, 68세에도 불과 씨름했던 그는 매일 요리 하나하나를 직접 맛을 보고 검증했고 짜장면이 가장 맛있다고 전했었다.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가 요리를 좋아하고, 그래서 지금까지 이어 왔으며, 그래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던 곡 사부. 아무리 가난으로 선택한 직업이라 할지라도 중식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그 일에서 행복을 느끼며, 삶의 전부로 삼았던 곡금초(曲錦超·취진초)라는 명성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성공의 노하우는 치열함이라던 그는 치열(熾烈)은 성찰 熾와 매울(세찰) 烈이 합쳐진 단어로 세력이 불길 같이 맹렬하다는 뜻이라 평소 입버릇처럼 후배들에게 충고했다. 공교롭게도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는 자신을 불(火) 같은 성격이라 말했다. 그러고 보면 불(火)을 다뤄야 하는 중식 요리사로서 그는 불(火)과의 인연이 있고, 궁합도 잘 맞는 인생을 살았다.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는 강한 불(火)과 약한 불(火)을 다루면서 요리를 만들 때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고, 불(火)에 대한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자신이 살아왔던 중식 조리사의 길을 걸을 수 있던 것도 불(火)에 미쳐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제 자식에게도 말합니다. 꾸준히 성장하길 원한다면 이 일에 미쳐라. 성공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치열한 시간을 보내라고 말이죠.”

경륜은 아무에게 쌓이는 것은 아니다.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셰프의 말처럼 집요하게 한 우물을 파고들 때에라야 성공이라는 문이 열릴 것이다. 덧붙여 중식 조리사의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전할 당부가 없느냐는 말에 그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다른 어떤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중식 역시 인생과 비슷합니다. 누구나 성공을 위해 자신을 던지지만 성공이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열매는 아니죠. 치열한 과정을 즐겁게 견뎌야 합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게 되죠. 그러면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던 성과가 눈에 보일 겁니다.”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는 그에 대해 “특히나 중식은 재료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시간을 보내고 경륜이 쌓이면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전한다. 앞으로도 힘이 닿을 때가지 이 길을 가겠다는 곡금초 셰프. 자신의 인생에 '중식은 삶의 전부이며, 아직도 불(火) 앞에서의 일이 재미있고,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중식조리사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부이자, 영원한 큰형님으로 우리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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