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alk / 커피헌터 박창선(Sean Park)의 세계커피기행> 브룬디 커피 이야기

박창선 칼럼니스트 | kyobo24@naver.com | 입력 2021-01-24 08: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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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룬디 최고의 커피연구소인 AFRIC Lab 전경

[Cook&Chef 박창선 칼럼니스트] 브룬디는 동아프리카 내륙의 대표적 고산지대 커피산지이다. 커피에 대한 관심과는 별개로 브룬디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생소한 나라다. 르완다에서 발발한 후투족과 투치족의 인종학살전과 연계되어 발발한 내전은 르완다와는 달리 아직 완전종식을 공언하기 어려운 상태이고, 우간다 등지로부터의 테러나 반정부 시위에서도 자유롭지가 못하다.


우리나라에는 브룬디 대사관도 없기에 브룬디를 방문하기 위하여는 중국이나 인접 아프리카 국가에서 비자를 발급받거나, 육로 국경통과시 정당한 방문사유와 행로를 밝히고 비자를 발급받는 방법등이 있다. 커피헌터의 방문도 쉽지 않지만 붉게 잘익은 고품질의 커피체리는 브룬디 커피 품질의 우수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 브룬디로 넘어가는 국경

20세기 초반 식민 지배국이었던 벨기에에 의해 커피나무가 재배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수많은 작은 농장들이 산재해 있다. 주로 소규모 생산자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대표적 수출품목인지라 나름 커피 생산에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커피산업에 대한 관심은 2012년부터는 COE(Cup of Excellence)에 르완다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는 두 번째로 가입하기에 이르러 품질 좋은 커피를 생산해 세계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 갓 수확한 브룬디 커피체리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명단에 늘 수위를 다투며 오르는 브룬디는 2018년 IMF통계 기준 38억불의 GDP 수준으로 1인당 GDP 300불에 불과한 최빈국의 하나이다. 그나마 이 소득도 일정 자본수준이 충족된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회사나 단체에 대부분 귀속된다고 본다면, 커피 농민 개개인의 소득수준은 참으로 영세하기 마련이다.


브룬디의 스페셜티커피를 생산하는 Kinyota 농장과 Rabiro 농장이 있는 Karuzi의 경우를 들면 인류문화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든 우거진 수풀과 흙먼지 피어오르는 길, 그리고 잘 정돈된 농장의 커피설비이외에는 어떠한 감흥도 찾아보기 힘듵다는 것이다. 

▲  Karuzi 시내

 Karuzi 지역의 대형 커피 스테이션인 Kinyota CWS(Coffee Washing Station)의 경우 커피파치먼트의 건조를 위한 아프리칸 베드가 160여개가 설치되어 있다. 1개의 Bed가 약 500kg의 커피파치먼트를 건조하니 동시에 100톤가까운 파치먼트를 건조하는 브룬디에서는 상당히 큰 커피농장이라 볼 수 있다.


커피농가로부터 들어오는 커피체리의 가격이 1kg당 불과 수십센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시 이 곳의 작업자들 일당은 불과 수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제조기반이나 생산활동이 거의 없는 브룬디의 환경을 감안할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 Kinyota 커피스테이션의 커피농부들

커피농가로부터 운반되어온 커피체리는 붉은 외피를 제거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곳 Kinyota CWS에서는 커피 펄핑 탱크에 여러 개의 수로를 연결하여 파치먼트의 밀도별로 분류하며 세척을 한다. 보통의 경우는 펄핑 탱크 내에서 커피과육의 세척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서는 수로에서 작업자들이 물의 흐름과 역류하게 파치먼트를 쓸어 올리면서 세척과 밀도별 분류를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수로작업은 아프리카 대륙 커피의 특성중 하나인데 이 곳 Kinyota CWS의 그것은 특히나 더 신경 써 작업하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 부룬디 스페셜티커피의 워싱 장면

 여타 아프리카의 국가들에 비하여 커피재배의 시작이 늦었고, 과거 저가 커피시장에서 주로 유통되던 브룬디 커피가 스페셜티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좋은 커피의 선별유통이 필요할 것이며 이러한 세심한 가공 과정은 그들의 커피가 시장에서 제값을 받는데 한 몫을 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세척 후에는 각각의 아프리칸 베드마다 작업자들이 할당되어 파치먼트를 솎아주며 골고루 마를 수 있도록 많은 시간과 인적 자원을 투여한다. 아이를 업은 아낙네부터 앳된 소녀에 이르기 까지 자신이 맡은 아프리칸 베드의 건조 상태를 관리하며 파치먼트를 솎아 뒤집어 주는데 여념이 없다.  

▲ Rabiro 농장에서 커피를 말리는 소녀

이렇게 품질 집약적으로 많은 공을 들이는 브룬디의 스페셜티 커피는 Gitega 근방의 AFRIC Lab에서 평가를 받기도 하고 프로세싱의 진보가 연구되기도 한다. AFRIC Lab은 정부 및 커피생산 자치단체, 외국계 기업 등에서 투자한 브룬디 커피의 요람과도 같은 곳이다.


브룬디의 스페셜티 커피는 전체적으로 고소함(Nutty)이 올라오고 부드러운 느낌(Round Finish)에 그다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중간바디(Midium Body)에 베리류의 산미(Berry-like)가 가득한 느낌이다. 이웃나라 르완다 보다는 조금 더 색깔 있는 나름의 특성에 중후한 산미가 곁들여지고, 케냐의 남성성보다는 조금 가볍지만 에티오피아보다는 무거운, 브룬디만의 특유의 감성을 간직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 AFRIC Lab 내부의 샘플링을 위한 기자재들(샘플로스터기)

여느 아프리카의 스페셜티 농장들이 모두 그들의 땀의 결정체를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지만, 특히 브룬디의 스페셜티 커피생산을 위한 인적 자원의 투입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는 여타 산업자본과 시설의 부재로 인한 유휴 노동력이 많은 것도 이유의 하나이겠지만, 브룬디에서 피어나는 커피산업의 열정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수도 Bujumbura에 돌아다니고 있는 총을 든 군인들을 보면 조금은 요원한 것처럼도 보이지만 그래도 점차로 안정되어가는 정쟁은 외국 자본의 투자를 불러오고 이러한 투자는 노동의 가치를 조금 더 높일 수 있는 선순환을 이끌 것이다.

▲ 커피를 고르는 인부들

2월에서 5월까지 수확기를 갖는 브룬디는 2016년 기준으로 1만 4천톤, 2017년 1만 7천톤의 커피를 생산하였다.
이 중 스페셜티의 비중이 아직은 그다지 높지 않고, 국제 사회에서도 고급 커피의 원산지로 인정받기에는 조금 먼 길임은 사실이다.


고품질 커피에 대한 자국내 소비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여 수도인 부줌부라에도 커피숍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각 농장에서 커피를 가공하는 농민들의 손길을 본다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날이 그다지 멀지 않았음을 누구라도 실감하게 될 것이다.    

▲ 수도 부줌부라의 보기드문 서구형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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