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성 기자의 맛집 스케치> 제주 노형동 ‘황궁쟁반 탐라원’ “초유의 착한 중국집 짜장면이 2,500원”

변준성 기자 | cooknchefnews@naver.com | 입력 2021-01-16 07: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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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Chef 변준성 기자] 제주도를 자주 여행하면서 슬슬 해산물과 육류가 지겹다고 느껴진다면 제주지역 밀가루 음식에 관심이 간다. 밀가루 음식은 육지에서도 흔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남다르다는 느낌을 갖기 쉽지 않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전국적으로 소문난 짜장면, 짬뽕 맛집 중 한 곳이 왜 제주도에 있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된다.

짜장면하면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내가 제주에서 기막힌 짜장집을 발견하고 시식까지 했다. 제주에서 생활하시는 지인께서 짜장면을 먹었다고 자랑하길래 포털에서 ‘제주짜장면’을 검색해보니 마라도로 일관되고 조금 더 내려가 보니 숙소와 가까운 노형동 한곳이 나온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집 가성비가 장난 아니다.

짜장면이 무려 2,500원(?)이나 한다는데 솔직히 맛보다는 분위기를 맛보러 찾아갔다. 한반도 전체가 한파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제주도도 50년 만의 추위로 온 섬이 ‘꽁꽁’ 얼어버린 데다가 폭설로 거의 모든 길이 마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집 ‘탐라원’에는 손님들로 장사진이다.

물론 대기하는 사람이 줄을 잇는 건 당연하고 10여분 대기한 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도 손님들이 계속 들어온다. 코로나 때문에 신원체크용 출석부에 체크하고 짜장면 곱빼기를 시켰다.

아점으로 짜장면을 먹는 관계로 곱빼기는 순식간에 ‘후루룩~!’ 해치워졌다. 맛도 좋았다. 돼지고기도 양파도 여타 중국집 짜장 재료는 전부 들어가 있었다. 주방을 어느 분이 책임지는지 모르지만 어느 유명 호텔 중식부 짜장면보다 맛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

이집뿐만 아니라 모든 짜장면의 대명사 MSG에 길들여 진 입맛은 미각을 상실한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그러나 단돈 2,500원에 맛보는(경우에 따라 배불리 먹는) 짜장면이 천연 재료 각각의 고유한 맛으로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더 나가 미각을 잃는다는 건 건강 적신호를 뜻한다. 다만 스스로 느끼기가 힘들다. 인공첨가물의 첫 번째 역할이 바로 뇌를 공격하여 마비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태의 사람들이 그 맛난 짜장면을 찾는 것은 맛보다 건강보다 가성비 때문이었을까?

물론 마라도 짜장면도 섭렵해본 터라 그 비싼 마라도 짜장면을 왜 먹나싶었는데 유명 연예인인 이효리, 김건모도 먹방, 짜장면 하나먹으러 제주에 온다는 말이 속설은 아니다. 단돈 2,500원 짜장면, 맛은 몹시 주관적인 것이라서 누군가의 입맛에는 기가 막혀도 다른 누군가의 입맛에는 정반대가 될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짜장면 하나가 아니었다면 결코 세상을 어느 정도 깨달음의 길로 나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언젠가는 모든 일에서 손에서 놓아야 할 터이지만, 우리 남은 인생을 환한 빛 속으로 이끌어준 착한 짜장면에 대한 고마움은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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