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앤셰프 Column> 서지나 여행과 인생 / 자일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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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나 칼럼니스트 | masterfl2013@gmail.com | 입력 2019-05-22 06: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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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태양아래 공기는 희박하다. 칸첸중가 트랙

[Cook&Chef 서지나 칼럼니스트]자일파티는 등반을 할때 줄을 함께 묶고 등반하는 동료를 말한다. 믿을수 있는 동료 혹은 내 목숨을 맡길수 있는 그런 친구를 말할때 쓰기도한다. 내가 이말을 처음 들은것은 남편에게서다. 결혼하고 항상 함께 다녔고 그런만큼 지겹도록 다퉈야만했다. 여행을 제대로 다녀본적이 없는 필자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고 준비하는 과정을 연습시키고 아마 짜증나고 한심함까지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20살 시절부터 배낭여행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 비행기표하나 끊을줄 모르고 동서남북조차 구분할줄 모르는 사람과 여행을 준비하기가 얼마나 답답하고 한심했을까? 그러던 어느날 그랬던 그가 ‘이제 당신이 내 자일파티야’라고 말해주었다. 물론 자일파티가 무엇인지 몰랐다. 나중에 그뜻을 알고 기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그럼 나를 못믿었다는 이야기인가?   

 

아..따지지 말자.

▲ 히말라야 어느곳에서도 이런 정원같은 산길은  만나본 적이 없다- 칸첸중가  (그럼에도 지치고 힘들어 누워버린다)

 여행은 항상 아름답고 멋진 것만은 아니다. 때론 예상치못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되기도한다. 그럴때 믿을만한 우군이 있다는것은 그일을 조금더 신속하게 지혜롭게 헤쳐나갈수 있게 해준다.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연인들이 있다. 인생의 선배들은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고 한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이 연인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의심해본적이 없다. 결혼한다면 행복할까? 결혼은 둘이서 머나먼 여행을 떠나는것과 같다. 행복하고 좋은 일들만 가득할리는 없다. 그럼 연애와 사랑이 어떻게 다른지 미리 경험해볼 방법은 없을까? 간단하다. 둘이 여행을 떠나자. 고급휴양지에 돈 싸들고 가는 그런 여행말고 배낭메고 힘든 산에 가보자. 당일보다는 조금 길게 갈수 있다면 좋겠다. 히말라야라면 더더욱 좋고...

▲ 칸첸중가의 일출

힘든순간 상대방의 진짜 모습을 볼수 있다. 나 역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게된다. 체력이 한계에 다다랐을때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볼수 있다. 가끔 신혼여행을 히말라야로 가면 어떻겠냐는 질문을 받을때가 있다. 절대 반대다. 히말라야는 결혼을 결심하기전에 다녀왔어야한다. 서로에게 평생의 자일파티가 될수있을지 없을지 고민할때 가야한다. 만약 그럴수 없다면 최소한 마라톤이라도 같이 해보면 어떨까? 실제로 마라톤에 참가한 두 커플이 있었다. 50km 대회였는데 밤12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10시전에 도착해야하는 대회였다. 필자는 남편의 서포터즈로 참가하게 되었다.

 

동이 트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녹초가 되어서 길가에 누워있거나 걸어다니고 있었다. 드때 한커플이 눈에 들어왔다. 함께 오고있기는 한데 한눈에봐도 여자가 화가 잔뜩나있었고 남자 역시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아마도 서로를 원망하고 있는것 같았다. 그들이 지나가고 얼마 안지나 또 다른 커플이 눈에 들어왔다. 뛰다 걷다를 하다가 여자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믿을수 없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가 무릎을 굽히고 여자의 신발끈을 묶어주는것이 아닌가? 한번이라도 마라톤을 뛰어본적이 있다면 이런일은 결코 쉬운일이 아닐거라는 것을 알수있을것이다. 거의 50km를 뛴다리는 정상적인 가동을 하지 않을것인데... 신발을 묶어주고는 절뚝거리며 다시 걷는다. 여자의 표정은 고마움과 감동으로 가득하다. 그 표정을 본 남자는 힘이 나는지 여자의 손을 잡고 밝게 뛰어간다. 나는 확신했다. 그들은 이미 자일파티인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수 없다.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또 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자일파티를 만나는 순간 우리는 진정 아름다운 여행을 하게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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